생두를 투입한 후 열량을 조절하거나 배기량을 조절해 가며 지속적으로 생두의 온도를 끌어올려 로스팅을 하는 일반적 방법 이외에 여러 특수한 방법을 동원하여 새로운 결과물을 얻는 특수 로스팅이 있습니다. 오늘은 특수 로스팅의 종류와 특징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 워터 퀀칭(Water Quenching)
워터퀀칭은 로스팅 중간에 드럼 내부에 물을 뿌리는 것으로 원두의 맛에 변화를 꾀하는 기법으로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시도합니다. 원래는 대량의 로스팅 시 배출된 원두가 원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에너지로 인하여 계속 로스팅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뿌리는 수랭식 공법에서 유래하였습니다. 공랭식으로 빠른 냉각이 일어나지 않는 대규모 로스팅도 수랭식은 급속냉각이 가능합니다. 로스팅이 진행되는 중간중간에 물을 뿌려 원두의 온도를 순간적으로 낮추어 맛에 있어서 변화를 꾀하고 더 나은 맛을 찾아 나가기 위해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워터퀀칭을 하는 시점은 수분 날리기가 모두 지나고 난 후 옐로반응이 일어난 다음에 진행합니다. 주로 맛에 영향을 주는 1차 크랙과 2차 크랙 사이에서 이루어집니다. 크랙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는 피해야 합니다. 단 로스팅 구간을 디지털화하기 위해서 크랙의 시작시점과 종료시점을 제어해야 하는데 이때 크랙이 끝나가는 시점에 정해진 종료를 위해 퀀칭을 할 수는 있습니다. 주로 휴지기 기간을 늘려 커피의 단맛과 부드러움을 높이기 위해 사용합니다. 로스팅이 완료된 후에 강제적 숙성을 위해 워터퀀칭을 사용하는데 로스팅 종료 후 더 이상 열을 가하지 않고 드럼 내부에 물을 뿌리게 되면 드럼에 갇혀 있는 열 때문에 물은 원두에 닿자 순식산에 미세한 입자의 수증기로 변하여 원두가 가진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증발시킨다. 이렇게 갓 볶은 원두에서 나오는 불쾌한 가스의 잡내를 없앱니다. 드럼 안에서 약 2분간 강제숙성을 시키면 자연상태에서 약 12시간 이상 숙성시킨 결과를 보게 됩니다. 워터퀀칭에 대하여는 원두의 맛을 부드럽게 한다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향미를 없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일반 드럼식 로스터기의 경우는 갑자기 드럼의 온도가 떨어질 경우 로스터기에 치명적 피해가 가기 때문에 잘 사용되지 않고 비드럼식이나 얇은 드럼의 로스터기에서 시도합니다.
2. 더블 로스팅(Double Roasting)
더블 로스팅은 어느 정도 로스팅이 진행된 상태에서 원두를 배출시킨 후 충분히 식힌 후 다시 로스팅을 하는 기법입니다. 처음 로스팅에서의 배출시점에 따라 여러 가지 목적에 따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1차 크랙이 시작되기 직전에 배출하여 다시 로스팅을 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두 번에 걸친 수분 날리기 구간을 가지면서 원두의 바디감을 살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온도를 많이 올리지 않고 살짝 로스팅하여 수분만 날린 상태에서 배출한 후 냉각시키면 생두변질의 원인이 되는 수분을 없애 오래 보관되며 필요시 다시 로스팅합니다. 크랙이 일어나는 중간이나 휴지기에 배출하여 냉각시킨 후 여러 가지 프로파일로 다시 로스팅을 하는 기법입니다. 맛에 대한 기교나 맛의 재창출을 위한 목적으로 스모키 함이나 단맛, 바디감을 살리는 데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두 번째 로스팅 시 원두의 진행사항은 첫 번째 로스팅의 종료시점을 그대로 이어받아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1차 크랙의 중간에 배출한 후 냉각시켜 다시 로스팅한다면 1차 크랙의 중간지점까지의 온도에는 변화가 없다가 첫번째 배출한 1차크랙의 중반 시점이 되면 이어서 크랙이 시작되면서 로스팅을 진행합니다.더블 로스팅도 시간이 두 배로 들기 때문에 향의 손실은 불가피합니다. 향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두 번째 로스팅의 시간을 단축시키고 배기의 양을 조절해야 합니다. 그러나 좋은 향의 발현보다 맛의 중후함이나 깊은 바디감을 살리기 위해서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3. 패스트 로스팅(Fast Rosting)
패스트 로스팅은 일반적인 로스팅 시간인 12~13분 보다 빠른 시간에 강한 화력으로 로스팅을 마쳐서 여러 가지 효과를 내기 위한 기법입니다. 빠른 로스팅은 향미의 보존에 유리합니다. 빠른 로스팅으로 원두의 안과 밖이 골고루 익지 않고 겉만 익는 원두는 적절한 로스팅 포인트를 통해서 강배전과 약배전을 따로 하여 블렌딩 한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빠른 로스팅 타임은 원두가 가진 본연의 맛을 끄집어내기 위한 기법입니다. 짧은 시간에 충분한 열량을 공급하는 것에 대한 문제와 다양한 경험으로 전체 생두에 골고루 열이 전달되어 균일하게 익혀내는 기술이 있다며 패스트 로스팅을 통해 새로운 맛을 창조해 낼 수 있습니다.
4. 베이크드 로스팅(Baked Roasting)
베이크드 로스팅은 강한 열로 로스팅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는 약한 열로 볶아내는 기법입니다. 로스팅 전 과정을 베이크드 시킬 수도 있고, 일부 구간 만을 베이크드 시켜 원하는 맛을 내게 하는 기법입니다. 베이크드 시키면 향의 많은 부분이 없어집니다. 그러나 없어진 향이 좋은 향이 아니고 나쁜 향이라면 오히려 좋을 수 있습니다. 베이크드 로스팅은 좋지 않은 향기가 나는 오래된 생두를 상업적으로 사용할 때 많이 사용하며 좋지 못한 향을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원두에서 특정의 맛이 연출된다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 이때 일정구간에서 원두를 베이크드 시키면 됩니다. 주로 로스팅의 초반부에는 베이크드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1차 크랙 이후의 후반부에 하고 있습니다. 휴지기나 2차 크랙 시에 베이크드 시키면 로스팅 포인트를 뒤로 늘리지 않고도 충분히 원두를 익힐 수 있습니다. 효과는 신맛을 빼고 단맛과 바디감을 더 내고자 할 때 사용합니다.
5. 저온 로스팅
저온 로스팅은 200도 이상의 열에서 이루지는 일반 로스팅에 비해 낮은 온도로 로스팅 시간을 오래 하는 기법입니다. 온도를 올리지 않고 충분한 열량을 원두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로스팅 시간을 오래 해야 합니다. 클로로제닉산은 200도에서 녹으며, 퀴닉산은 그보다 조금 높은 203도 정도에서 녹습니다. 쓴맛을 내는 퀴닉산이 발현되지 않는 저온에서 로스팅을 하며 커피를 부드럽고 쓴맛이 적도록 합니다.
이상으로 특수 로스팅의 종류와 각 로스팅의 특징들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로스팅의 기법에 따라 맛과 향이 차별화 된다는 사실과 어떤 맛을 살릴 것인가에 따라 로스팅의 기법 선택을 달리 해야 하는 로스터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욱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로스터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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